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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1도 없어’를 읽는 법

“요즘 바빠서 정신이 1도 없었어”라는 글을 본다면 어떤 이들은 어색함을 느끼며 “요즘 바빠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라고 읽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요즘 바빠서 정신이 일도 없었어”라고 자연스럽게 읽어 나갈 것이다.     원래 이 표현은 가수 헨리가 인기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에서 퀴즈에 대한 답으로 “뭐라고 했는지 1도 모르겠습니다”고 답한 데서 비롯됐다. 외국인 헨리의 맞춤법 실수가 대중에게 큰 재미를 불러일으켰고, 유행어가 된 것이다.   ‘1도 없다’는 표현은 이같이 ‘하나도 없다’는 표현의 맞춤법 실수에서 비롯된 잘못된 표현이지만 숫자를 읽을 때 이와 같은 혼란은 종종 발생한다. ‘일, 이, 삼, 사…’와 같이 한자어로 숫자를 읽는 것과 ‘하나, 둘, 셋, 넷…’과 같이 고유어로 숫자를 읽는 것 사이에는 치열한 언어 간 세력 다툼이 존재했다. 그 결과 ‘한 명, 두 명…’과 같이 10 아래의 숫자에는 고유어가, ‘사십오, 사십육…’과 같이 10을 넘는 숫자에는 한자어가 우세하게 쓰였다.   우리가 시간을 볼 때 “이 시 삼십 분”이나 “두 시 서른 분”이라고 하지 않고 “두 시 삼십 분”이라 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1도 없다’는 표현의 유행을 국어 파괴라고 비판할 수도 있겠지만 이처럼 언어의 치열한 세력 확장이란 관점에서 보면 흥미로운 일이다.우리말 바루기 맞춤법 실수 외국인 헨리 가수 헨리

2023-07-30

[우리말 바루기] ‘1도 없어’를 읽는 법

“요즘 바빠서 정신이 1도 없었어”라는 글을 본다면 어떤 이들은 어색함을 느끼며 “요즘 바빠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라고 읽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요즘 바빠서 정신이 일도 없었어”라고 자연스럽게 읽어 나갈 것이다.     원래 이 표현은 가수 헨리가 인기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에서 퀴즈에 대한 답으로 “뭐라고 했는지 1도 모르겠습니다”고 답한 데서 비롯됐다. 캐나다에서 자란 외국인 헨리의 맞춤법 실수가 대중에게 큰 재미를 불러일으켰고, 이 말이 유행어가 돼 노래 가사에까지 등장하게 된 것이다.   ‘1도 없다’는 표현은 이같이 ‘하나도 없다’는 표현의 맞춤법 실수에서 비롯된 잘못된 표현이지만 숫자를 읽을 때 이와 같은 혼란은 종종 발생한다. ‘일, 이, 삼, 사…’와 같이 한자어로 숫자를 읽는 것과 ‘하나, 둘, 셋, 넷…’과 같이 고유어로 숫자를 읽는 것 사이에는 치열한 언어 간 세력 다툼이 존재했다. 그 결과 ‘한 명, 두 명…’과 같이 10 아래의 숫자에는 고유어가, ‘사십오, 사십육…’과 같이 10을 넘는 숫자에는 한자어가 우세하게 쓰였다.   우리가 시간을 볼 때 “이 시 삼십 분”이나 “두 시 서른 분”이라고 하지 않고 “두 시 삼십 분”이라 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우리말 바루기 맞춤법 실수 외국인 헨리 가수 헨리

2023-03-01

[우리말 바루기] ‘감기 나으세요’

인터넷에는 이런 그림이 올라 있다. “당신이 낳으라고 하신 우리 아들 감기예요” “아니 제가 언제…”라고 남녀가 대화하는 장면이다. 남자가 “감기 빨리 낳으세요”라고 인사한 것을 비꼬는 그림으로 생각된다.   주변에 감기 환자가 많은 요즘 혹여나 이처럼 “감기 빨리 낳으세요”라고 카톡이나 문자를 보낸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감기 빨리 낳으세요”는 구직 포털인 알바몬이 대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충격적인 맞춤법 실수 1위에 오른 적도 있다.   ‘낳으세요’는 ‘낳다’의 어간 ‘낳’에 공손한 요청을 나타내는 ‘-으세요’가 붙은 형태다. ‘낳다’는 배 속의 아이를 몸 밖으로 내놓는 행위, 즉 출산(出産)을 의미한다. 따라서 “감기 빨리 낳으세요”는 감기를 빨리 출산하라는 얘기가 된다.   병이 원래대로 회복되는 것은 ‘낳다’가 아니라 ‘낫다’다. ‘낫다’는 ‘나아, 나으니, 낫는’ 등으로 활용된다. ‘-으세요’라는 어미가 붙을 때는 ‘ㅅ’이 탈락해 ‘나으세요’가 된다. 따라서 감기에서 빨리 회복되기를 바란다면 “빨리 나으세요”라고 해야 한다. 간혹 ‘낫으세요’라고 쓰는 사람도 있는데 이 역시 잘못된 말이다.   물론 ‘나으세요’를 ‘낳으세요’로 쓰는 건 단순한 실수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실수가 나오면 아무래도 체면이 깎이게 마련이다.우리말 바루기 감기 감기 환자 맞춤법 실수 우리 아들

2022-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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